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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평론 : 캘리그라피 - 김성계 개인전 (20170308-20170325 한새뮤지엄)

by 루이 최 2017. 3. 11.









캘리그라피 김성계


문자를 활용한 독창적인 그림으로 생각해 낸 김성계의 캘리그라피는 문자 이미지를 담고 있는 그래픽이다.

그의 그래픽과 이미지가 다른 지금까지의 그래픽들과의 동일시했던 의미의 유사성은 사라졌다.
그는 기록에서 보이는 이미지로서 오브제에 은유성을 서툰 형태로 구성 하여서 기록의 오브제와 동일시한다.

이것은 실존적으로 일치되지 않는 두 개의 기표로서 그래픽과 기록이다. 따라서 형태가 다른 두 개의 기표가 동일시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성계는 텍스트로서의 기록에서 서투른 은유를 반복하여 독창적인 판화를 생성하고 있다.

그의 독특한 그래픽은 분명한 물리적 구조로서 기록에서 나온다. 구조적 물리성은 기록의 입체적 형태에서 여러 개의 단면을 그려낸다.
그는 기록적 구조에서 양감을 소거함으로써 그래픽의 물리적 구조를 명확하게 드러내었다.

그리고 기록을 재현하는 것보다 존재로서 인식되어 있는 것들을 그래픽으로서 총합화 했다. 즉 기록을 재현하는 텍스트보다는 이미지의 인식적 성질을 갖게 하였다. 이렇게 그의 그래픽은 기록의 가상적 이미지를 생성하고 복제함으로서 원본이 없는 판화로 형성된다.

그의 그래픽에서는 보는 시선이 판화지에 그려진 오브제를 보지만 오브제는 눈의 시선을 받아서 응시하게 한다.

이러한 응시는 보이는 그래픽의 시선과 일치하게 된다. 마치 그래픽의 표상의 영역 안에서 작용하지 않았던 기록의 독창적인 기표이미지를 응시하게 한다. 이것은 기록의 흐름 속에서 연속적으로 기표 이미지가 이동하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과 기표의 연속성을 통해 기록의 움직임을 읽어 나간다.

그는 이전까지의 전통적인 그래픽의 표현 방식에서 자신의 관점을 주관적인 기표로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원근법에 대한 환영적 그래픽에서 전이된 또 다른 실재로서 평면적인 그래픽이다. 그는 기록에 구체적인 시각적 특성을 자르거나 구부리거나 재구성 해서 다른 형태로의 그래픽을 만든다.

그의 판화는 그가 기록을 보는 시점에 따라 그래픽의 비례감은 변화된다. 기록에서 오브제의 형태감을 소거함으로써 구상적 그래픽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보는 시점이 다른 여러 개의 오브제를 해체하여 동시에 재구성한다. 이렇게 기록에서의 기표 이미지로서 오브제의 입체감을 제거하여 존재로서의 오브제로 완결한 것이 김성계의 판화이다.

그는 실재의 그래픽을 상징적으로 형태화 하지만 존재로서 오브제의 의미를 부여함에 따라 그것은 그의 무의식에 은폐된다. 이렇게 은폐된 무의식에서 오브제의 실재를 만나기 위해서 그는 기록의 불충분함에서 오브제의 존재를 드러내려고 한다. 즉 기록을 재구성 하여서 오브제의 존재를 드러냄은 그의 욕망과 타자의 잔상과의 결합이다. 이것은 기록에서 만들어진 그의 그래픽에 타자의 시선이 들어나는 응시점이다.
응시로 보이는 그의 무의식에 은폐된 오브제와 의식에서의 기록적 표상을 동일시하는 작업을 기계로서 완결된 것이 그의 판화이다.


그러나 그의 판화는 표상의 영역 안에서 실재하지 않는다. 그래픽의 의미는 다른 곳에 있다. 단지 그래픽과의 연관성을 밝히는 것에 머물고 있는 판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래픽에 은폐된 실재는 보이지 않고 기호적 표시와 비실재적 형상으로한 그래픽에 그의 흔적으로서 잠자리 날개와 화살표를 남기고 있다.

그의 잠자리 날개는 기록으로서 호접몽(胡蝶夢)과 만난다. 호접몽에서 일상적 실체는 현상적으로 한정된 시간의 형태로서 이미지이다. 이것은 변화성을 가짐으로서 일상적 실체로 전이한다.

그는 자신의 실체와 일상적 오브제로 은유한 잠자리 날개를 동일시하였다. 그리고 그는 장자의 나비를 잠자리의 날개로 은유함으로서 그의 잠자리 날개는 토우, 새, 물고기와 만나는 그를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화살표는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한다.
잠자리는 일본 전국시대에 승충(勝蟲)이었다. 당시 일본무사들은 잠자리가 오직 전진만을 한다고 인식하였고 잠자리 장식을 몸에 구성 하고서 전쟁에서 앞으로만 가겠다고 생각하였다.
그의 잠자리 날개는 예술의 경계선에서 은폐되었던 기표적 이미지로서 그를 주체로 하고 있다. 이것은 판화에서 은유를 통한 가상적 이미지에서 의도적으로 형성된 오브제와는 다른 것이다. 이것은 욕망적 관점으로 한 결과로서 그의 실재로서의 오브제이기 때문이다. 그것에는 일련의 한정번호가 없고 그의 존재로서 서명만이 있다.

현대예술에서 탈장르화는 판화의 예술적 경계를 모호하게 하였다. 판화의 예술적 접근은 이미지의 실재에 비중을 두면서 원본이 없는 복제와 응용으로 재현되고 있다. 이것은 판화에서 오브제의 의미와 역할을 인지하게 하지만 실재로서의 이미지는 아니다.
그러나 김성계는 예술적 경계에서 실재를 판화에 적용함으로써 그의 오브제를 통한 예술적 존재의 표출을 가능하게 하였다.

검정과 빨강의 그래픽 이미지는 연속된 물리성을 재구성하여서 변하는 아날로그적 개체들로서 각각의 동일성을 갖고 있는 선형적 구조이므로 실재로서의 오브제는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오브제는 비선형적 구조체계에서 보는 이의 잔상을 통하여 순간적으로 그 존재를 드러낸다.


그는 유클리드적 그래픽에서 볼 수 없는 욕망적 차원으로 오브제를 그래픽화 하여서 오브제의 존재에 접근함으로서 판화의 예술적 경계를 확대하였다.
이렇게 그의 존재를 드려내는 판화는 일상적 오브제에서 인지적 변화가 일어나게 하고 그 변화된 그래픽이 예술적 오브제에 포함된 표상적 그래픽으로 재인식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학예연구부장 : 최철주






글.  최철주(디자인평론, 디자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