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민 사진전
김연민의 사진은 사유로서 현전의 이미지이다.
그는 대상에서 전이된 예술성을 사진의 의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에 대한 인식을 사진으로 선택하여서 이미지를 현식 적으로 구조화한다.
그의 사유적 이미지를 남기고 그 과정으로서 의미는 소거한다.
그는 예술적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것은 예술성에 대한 이상화된 순간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은 원본과 복제의 구분이 되지 않는 동일한 형태이다.
이것은 원본이 부재인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완성된 사진은 예술적 표현이 없어도 기표적 이미지를 형성하여서 동일한
이미지로 재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사실적 이미지의 고착성과 순간의 재현을 반복할 수 없는 이미지에서 예술성에 대한 불확실한 사진의 우연성을 배제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사진이 선택한 대상이 잘못된 곳으로 데려간 사실성에 대하여 은유적인 의미를 찾게 되었다.
이것은 그의 사진에서 사실적 이미지로 형성된 예술적 우연성과는 다른 것이며 은유적인 결과로서 사진의 실재이다.
이전의 선택했던 대상은 불의 연소로 소성된 옹기의 면이었다.
그는 의미에 시선을 두었고 그 과정에서 옹기의 면에 형성된 무늬가 불의 조건에 뿐만 아니라 사용된 유약과 이물질에 의한 우연성을 보았다.
그리고 자연의 소나무에서 빛으로 형성된 것과 동일함을 찾고자 그의 의미를 시각화 하였다.
<Snow 22>
나비파 화가인 모리스 드니는 <under the trees>에서 하얀 옷에 비쳐진 나무의 그림자를 상징적으로 변형하였지만 그는 나무의 음영을 눈에 덮인 형상에 미묘한 사실적 깊이를 그려내었다. 이것은 그가 사진<Snow 22>의 또 다른 가능성으로서 사실적인 의미로서 공간적 실재를 연결하려고 한 것이다.
나비파들이 관념적인 대상의 고유색을 주관적인 색으로 표현함으로서 감성을 드려내었다.
그러나 그는 순간적인 시간성을 넘어서 대상의 공간성을 드려낸다.
따라서 그의 사진은 이미지가 불연속적이며 일정한 시점에서 재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공간의 연속적인 시간성의 한계에서 벗어난 것을 말한다.
그리고 기록으로 남긴 그의 사진은 예술적 은유가 없는 남아있는 자연과 같이 존재로서의 가치를 생성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대상의 현상만 남기고 대상과 고착된 눈의 풍경을 보여준다.
그것은 사물의 형상과 대비되는 여백으로 우리의 시선을 가져간다.
일상적 사진은 기계적 촬영방식으로 보이는 실재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보이는 공간에서 실재를 연결하려고 한다.
김연민의 사진은 대상에서 보이는 공간적 실재를 보는 은유적 이미지이다.
사진에서 실재적 표현도 은유성을 띠지만 그것이 재현적 이미지라고 가정할 때 실재는 상사적으로 존재를 재현한 사실적 기록이다.
이러한 그의 사실적 기록은 사실적 공간을 대신하여 실재하는 공간으로서 예술적인 은유가 필요하지 않는 실재적 공간으로의 탈바꿈을 한다.
그는 대상의 공간을 달리 하면서 실재적 개념에 접근한다.
이것은 그가 사진에서 가시적인 사실성으로 비가시적인 사회성을 보는 존재론적 개념과 실재의 이미지를 보는 인식론적 개념이다.
따라서 그는 실재와 사진과의 소통을 실재를 인지할 수 있는 이미지를 전달자로 한 결과로서의 사진을 생성한다.
이렇게 그의 사진은 실재를 인식의 문제로서 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그것을 통하여 그가 제시한 실재를 보는 이들과 소통한다.
글. 최철주(미술평론, 디자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