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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평론

사진평론 : 몬드리안의 무늬를 넓히는-권해일 개인전<꼼뿌레샤 Le rouleau compresseur>

by 루이 최 2017. 9. 12.



몬드리안의 무늬를 넓히는 -권해일 개인전 <꼼뿌레샤 Le rouleau compresseur>

                                            20170831-20170912, 부산프랑스문화원ART SPACE





롤러식 꼼뿌레샤는 공사 현장에서 땅을 다지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그것의 이미지는 네모난 구획으로한 색면들이었다.

사진의 등장으로 회화는 대상의 이면을 찾아간다. 몬드리안은 대상을 단순화하여서 조형적 보편성을 추상한다.

확대된 사진은 구상과의 거리를 두지만 그것의 구체(具體)를 알 수 없다.

따라서 구체의 개념을 드러내지 못하는 추상적 무늬의 사진은 추상이 아니다.





꼼뿌레샤 Le rouleau compresseur

 

사진과 차별화 하고자 회화는 추상이 된다.

구획된 색면으로한 <꼼뿌레샤>는 몬드리안적 추상의 사진처럼 보인다.

이것은 검정의 구획선이 없는 중성이어서 삼원색을 넘어선다. 그것은 형체를 분해한 화소가 되어서 이미지를 정한다.

그러나 네모난 화소를 확대한 <꼼뿌레샤>는 본디의 형체를 담고 있어서 비추상이다.

그럼에도 권해일은 구상으로한 실재를 확대하여서 몬드리안의 무늬를 넓히고 있다.

뉴욕의 빌딩으로한 몬드리안의 뉴욕 시 3는 캔버스에 컬러테이프를 그가 원하는 비율로 구성한 추상이다.

이것은 구획선처럼 컬러테이프가 붙처저 있지만 왼쪽 상단에 노란 색의 구획 외에는 빈 구획들로 미완성된 그림이다.

이렇게 추상은 빈 공간이 된다.

 

이번 전시에서 권해일은 건축 현장의 바닥 면을 드러내어서 만들어질 공간에 대한 의미를 찾아간다.

그는 평면도처럼 리얼리티의 스트레이트 사진에 시각을 명확하게 하여서 그가 의도하는 실재에 대한 거울을 엿보게 한다.

바닥면이 구획된 이미지는 세워질 공간의 바닥이다. 이것은 선 공간에서 외부면이 될 빈 공간을 감추고 있다.

그가 의도하는 거울은 건축 현장과 그것의 행위로한 이미지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

돌이킬 수 없이 행위의 영향을 받은 공간은 주체의 대상이 아니라 공간을 만드는 원인의 대상된다.

그는 실재하지않는 빈 공간을 추상화하여서 그것의 주체가 무의미한 것임을 말한다.

 

노스탤지어의 빈 공간은 삶의 공간으로서 간절하게 기억되어서 시름한다.

이것은 시간이 아니라 시간 밖의 추상적 공간이다. 그것의 주체는 시간이 되어서 사라진다. 그리고 그 자리에 건물이 주체가 된다.

건물을 세우는 현장은 빈 공간의 의미를 찾으려 하지않는다. 즉 빈 공간은 추상적 주체이지만 시간의 주관적 요구를 따라간다.

따라서 비주체로한 공간은 건물로 보이지만 그의 환상은 공간에서 가치있는 주체로서 선 존재할 건물을 구성하려고 한다.

 

권해일은 건물을 세우는 현장에서 사진적 형체의 주체를 찾아서 왜곡한다.

그는 주관적 공간으로한 사진의 구조적 인식을 넘어서 추상적 주체로한 거리를 공간에 넣어서 잠상(潛像) .

    


 

최철주(사진평론가, 디자인박사)